현북스 <햇살어린이> 시리즈 <<동그라미 속에 사는 아이>>는 시대를 뛰어넘어 깊은 감동을 주는 9편의 단편 동화를 엮은 책입니다. 9편의 동화는 우리 어린이 문학에 큰 획은 그은 작가 9명의 70년대와 80년대 단편 동화를 수록하고 있는데요, 작품이 주는 감동은 시대의 격차가 무색할만큼 깊이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7080작품 속에서 보여주는 드넓은 상상의 세계가 놀랍습니다. <무너진 극장><신생><국토와 민중>의 박태순 작가의 <개나리와 크리스마스트리>는 도시에서 태어나서 도시에서 자라 개나리꽃과 진달래꽃과 철쭉꽃을 잘 구별할 줄 몰랐을만큼 꽃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던 주인공이 개나리가 용감하며 훌륭한 꽃나무인 줄 알게 되었다는 내용을 담았어요. 정부는 크리스마스트리 때문에 살아 있는 나무를 마구 뽑아가곤 하여 그것을 금지하는 대신, 조그만 나뭇가지에 하얀 횟칠을 하여 거기에 은박지 별이나 금실 은실을 늘어뜨려 장식을 하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주인공이 사는 동네에서는 개나리들을 뽑아다가 그 가지에 하얀 회칠을 하고 또 장식을 하여 백화점이나 상점에다가 도매금으로 내다 파는 일을 했었지요. 주인공의 어머님도 그런 돈벌이 일을 했었습니다. 한 번은 팔다 남은 장식용 개나리 하나가 주인공의 몫으로 남아 화병에 꽂아 책상 위에 놓아두었지요. 2월 어느 날 밤, 공부하다 말고 나뭇가지를 바라보던 주인공은 회칠을 한 그 나뭇가지에 움이 돋아나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개나리는 그에 굴복하지 아니하고 꿋꿋하게 움이 돋아 살아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훌륭한 개나리, 참으로 존경할 만한 개나리였습니다. (본문 19p) 생명의 신비함, 자연의 소중함을 함께 느낄 수 있었던 이 작품에서 또 하나 기억해두어야 할 것이 있다면, 절망과 실패에 굴복하지 말고 용기를 내야한다는 점입니다. 주인공이 개나리를 통해 느꼈던 그 마음처럼 말이죠. <마루 밑의 센둥이><작은 어릿광대의 꿈><산비둘기네 둥지>의 손춘익 작가의 <종달새와 푸른 하늘>는 자연과 자유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어미 종달새의 말을 듣지 않고 밖으로 나온 새끼 종달새가 낚시꾼 아저씨에게 잡혀 조롱에 갇히게 되지요. 조롱 속에는 십자매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조롱 밖으로 나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새끼 종달새를 십자매들은 이해할 수 없지요. 한 번도 자유를 느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밖으로 나가려 애쓰다 죽음을 맞이한 새끼 종달새의 영혼은 조롱 속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새끼 종달새를 통해서 깨달을 수 있을 거에요. 더불어 새들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것도 이해하면 좋겠네요. 이 작품의 표제작이자, 1975년 한국문학작가상, 1992년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한 강은교 작가의 <동그라미 속에 사는 아이>는 상상력이 뛰어난 작품이었어요. 또 하나 눈에 띄는 작품은 세종아동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윤석중문학상 등을 받은 배익천 작가의 <큰바위와 산새>입니다. 하늘도 개울도 친구가 되어 주지 않았던 큰바위는 나는 움직일 수 없어도 생각할 줄 아는 바위야. 비록 못생기긴 해도 살이 있는 동안은 좋은 일을 해야지. (본문 83p)라는 넓은 마음으로 외로움을 달래곤 했지요. 그런 큰바위에게 피곤해보이는 작은 산새 한 마리가 찾아오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됩니다. 몇 해가 지나 떠날 때가 된 산새는 자신이 없으면 또 외로워질 큰바위를 위해 솔씨를 심어주고 떠납니다. 그해 겨울 작은 산새의 죽음으로 오래도록 슬픔에 잠겨 있었지요. 그런데 봄이 되자, 산새가 묻어 둔 솔씨의 새싹이 돋아나고 이후 수십 년을 함께 지내면서 서로를 도와 살아갑니다. 서로를 위하는 산새와 큰바위, 그들의 마음은 우리에게 너그러움, 배려, 타인의 위한 마음 등을 가르쳐주고 있네요. 그 외에도 한승원 작가의 <뼈대 있는 집안, 뼈대 없는 집안>, 정채봉 작가의 <돌아오는 길>, 이상교 작가의 <점치는 새>, 송재찬 작가의 <새는 돌아오지 않았다>, 윤기현 작가의 <서울로 간 허수아비> 등도 시대와 상관없이 보편적으로 통하는 감동을 전합니다. 각 9편의 단편 동화는 생명, 자연의 소중함 뿐만 아니라 자유, 나눔, 우정, 욕심 등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삶의 지혜를 선물합니다. 시대를 뛰어넘어 우리 아이들에게 무한한 상상력과 감동을 전하는 <<동그라미 속에 사는 아이>>는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기억될만한 작품들이었답니다. 우리 아이들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합니다. (이미지출처: 동그라미 속에 사는 아이 본문에서 발췌)
1970~80년대에 태어나 오늘날에도 생명력을 발휘하는 9편의 동화왜 7080작품인가?우리 아동 문학에 큰 획은 그은 작가 9명의 1970년대와 1980년대 단편 동화가 실린 9인 동화집 [동그라미 속에 사는 아이]가 출간되었습니다. 70년대와 80년대는 우리 아동 문학사의 부흥기며 기존의 교훈적이고 학습적인 동화에서 벗어나 다양한 방향성을 가진 작품이 나와야한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시기였다. 이러한 시대적 조류에 맞추어 작품을 쓰는 작가들도 나왔습니다. 손춘익과 배익천은 자연과 사람의 조화로운 삶에 대해 이야기했으며, 강은교는 시인 본연의 장점을 살려 서정성과 동심을 잘 표현했습니다. 정채봉은 동화도 심오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기존의 어린이 문학에 다루기 어려웠던 주제들을 나타냈으며, 윤기현은 산업화와 도시화에 따른 인간 소외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동그라미 속에 사는 아이]는 이렇게 다양한 목소리를 낸 70년대와 80년대의 대표 작가 박태순, 손춘익, 강은교, 한승원, 정채봉, 배익천, 이상교, 송재찬, 윤기현 총 9명의 개성 있고 수준 높은 작품을 엮었습니다.
박태순 개나리와 크리스마스트리
손춘익 종달새와 푸른 하늘
강은교 동그라미 속에 사는 아이
한승원 뼈대 있는 집안, 뼈대 없는 집안
정채봉 돌아오는 길
배익천 큰바위와 산새
이상교 점치는 새
송재찬 새는 돌아오지 않았다
윤기현 서울로 간 허수아비